이금숙 작가, 세 번째 시집 ‘하얀 새의 여로’ 출간

국내 시전문지인 시산맥사의 해외기획시선 14

이금속 재독한인작가가 국내 시전문지인 ‘시산맥’의 해외기획시선 14로 그의 세 번째 시집 ‘하얀 새의 여로’를 금년 3월에 출간했다. 국내에서는 9천원에 시판된다.

제 3시집 <하얀 새의 여로>에는 작가가 이역만리 파독 간호사로 와서 눈물로 저어온 하얀 날갯짓과 이방인으로서 든든한 생활 축대를 쌓아온 성실한 발자취와 가난의 장벽 앞에 일찍이 접어버렸던 꿈의 비전을 향한 진득한 삶의 향기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시집에는 애국지사 아버지께 드리는 헌시, 바닷가 향나무, 어머니의 비손, 그때 그는 울부짖지 않았다, 꿈이 아닌 꿈에서 깨어났을 때, 이름 없는 무덤 앞에, 행복 메아리로 돌아온 참새들의 합창, 뮌헨 옥터버페스트, 나의 작은 파라다이스 등이 5부로 나뉘어 150 여쪽에 걸쳐 수록되었다.

이금숙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가졌던 문인의 꿈을 생존이라는 장벽에 가려 이루지 못하고 1971년에 파독 간호사로 독일에 왔다. 이곳에서 결혼하고 맞벌이 부부로 경황없이 살다가 1990년 초반에 직장을 그만두었다. 4년간 에센시민대학 (Essen VHS)에서 미술 공부를 하고 14년 동안에 걸쳐 그림을 그리며 제5회 개인전을 개최했다.

고국에서 문학 속에 울고 웃던 그였지만 독일에 온 후로 한국어로 문학작품을 쓴다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하다가 2004년에 우연히 동포매체에 실린 재독 동포 문학공모전을 보고 시를 응모하여 수상하였다.

2005년에 국제펜클럽 해외동포창작문학상에 수상(시:가작)하고 그 다음 해에 문학세상에 시 부문 신인문학상과 국제펜클럽 해외동포창작문학상 최우수상(시) 수상으로 등단했다. 늦깎이 시인으로 열심히 시를 쓰며 그동안 두 권의 시집을 출간했다.

그 후 수필을 쓰고, 동화를 쓰며 2018년에 아동문학가로 등단하고 동화집을 출간했다. 중도에 시작 詩作에 소홀하며 몇 해를 흘려보냈다. 그러다 2019년 말에 시산맥에 등록하고, 시산맥 문정연 발행인의 인도로 다시 시의 초심으로 돌아와 이번에 시집을 내게 되었다.

이금숙 시인의 시는 체험의 산물이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건너 다녀본 사람의 고통 일기이다. 그러나 그 고통을 이겨낸 ‘찬란’이 있다. 습기 많은 지난한 독일의 생활을 그림과 글쓰기로 이겨낸 시인의 손발이 아직 살아 움직이고 있다.

문정영(시인) 시산맥 발행인은 이 책 추천사에서 “이금숙 시인의 시편들은 오히려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먼저 아파본 사람이 주는 선물처럼 따뜻한 어감으로 가득 차 있다. 시인이 시를 쓰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하여 시인이 끝내 얻어낸 평안과 감사의 마음이 독자에게 그대로 전해진다. 이번 이금숙 시인의 시집은 우리를 오래 훈훈하게 해줄 것이다. 그래서 2020년 2021년 이 어려운 시기를 넘어가는 디딤돌이 될 것이다.”고 기술했다.

계간 『시산맥』은 2009년 창간하여 2021년 봄호로 통권 45를 발간한 시전문지이다.

전국 700여명의 회원들과 함께 우의를 다지며 시창작에 서로가 힘이 되어주고 있다. 4차혁명을바라보는 시점에서 평등의 인간관계를 우선적으로 여기며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 우리말로 시를 쓰는 시인들까지 하나로 모아 함께 문예지 발간을 해나가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

【 이 순 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