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푸르트 외국인의회선거에 Demokratischer Konsens 출마를 환영합니다.

▲ 강여규 전 하이델베르크 외국인의회 의장

한국인 “Demokratischer Konsens”  프랑크푸르트외국인의회 선거 출마를 환영합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반가운 소식이 전해져 그것에 대해 무언가 쓰고 싶던 차에, 우리뉴스에서 지면을 할애하시겠다하여 감사한 마음으로 이 글을 전합니다.

프랑크푸르트시에서는 일반적 지역선거 외에, 선거권이 없는 외국인들의 정치적 참여를 가능하게 하는 제도로서 지역 외국인의회(Kommunale Ausländer und Ausländerinnenvertretung)를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올 3월 14일의 선거에서는 이 외국인의회에 한국교포 13명이 처음으로 후보리스트 „Demokratischer Konsens (DK)“를 만들어 선거에 참여하면서,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선거일까지 마지막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저는 1980년에 독일에 와서 대부분의 시간을 하이델베르크에서 살고 있는 교민으로서 그리고 하이델베르크 외국인의회에서 16년 정도 활동했던 경험자로서 후배들을 응원해 주고 싶어 이 글을 쓰기 시작하였습니다.

우선 외국인의회 선거에 입후보했다는 소식을 듣고 매우 반가웠습니다. 제가 40년이란 세월을 이곳에서 사는 동안 한국국적 소유자가 이런 외국인의회에 참여했다는 소식은 거의 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외국인으로서 독일에 살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이런 기초적 정치활동은, ‘그걸 해서 무엇해?‘ 라는 생각으로 무시하거나 폄하할 일이 아니라, 격려하고 함께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프랑크푸르트에 계시는 한인 유권자께서는 투표에 참가하여 후원해 주시고, 다른 외국인 유권자들에게도 널리 알려 표를 모아주시라고 부탁드립니다.

제가 처음 하이델베르크 외국인 의회(Ausländerbeirat)에 참여하게 된 동기는 „나는 성인으로서 어디에도 투표권이 없구나“란 인식이었습니다. 그 당시 재외 한국국적자는 아예 선거권이 없었고, 독일에서는 독일국적자가 아니어서 선거권이 없었습니다. 제 삶에서 아주 중요한 무엇이 빠져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까짓 한 표가 뭐가 중요해가 아니라, 그까짓 한 표를 행사할 권리조차 없다는 깨달음이었습니다.

그런데 독일에서 1990년대는 외국인의 독일사회로의 통합문제(Integration), 그것에 필요한 정치참여, 그리고 그것을 뒷받침할 지역선거권이 아주 뜨겁게 논의되고 여러 지역에서 다양한 실험들이 시도된 시기였습니다. 이곳저곳에서 외국인들이 주역이 되어 유사 의회기구가 설립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저는 그때 아, 저것이 어쩌면 나에게 남아있는 정치적 체험의 기회일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살고 있는 이 독일에서 최소 행정단위인 지역(Kommune)에서 외국인의회를 통해 의회제도가 어떻게 운영이 되는지, 의견의 수렴과 결정의 과정은 어떻게 되는 지, 내가 의원이 되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외국인들의 노력에 의해 1990년에 시의회의 자문기구로 설립된 „외국인 의회“에 1994년 범국가단체 리스트에 동참하여 후보로 나섰습니다. 처음 2년은 대기상태로 있다가 1996년부터 의원으로 활동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부의장, 의장 등의 역할을 거쳐, 잠시 쉬기도 하다, 마지막 2016년에 의회와 작별하였습니다. 이 긴 시간 동안 제가 체험한 많은 것들은, 그것이 긍정적이던 부정적이던 제 삶을 풍부하게 만들었지만, 활동하는 동안 제가 거의 유일한 한국 출신 의원이었다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여러 외국인 단체들과 대화하고, 시의회 결정과 그것에 따르는 행정절차를 파악하고, 100개국이 넘는 국가의 외국인들이 가져온 문화의 다양성과 혼돈, 주류 사회와 소수인 사회의 공존과 갈등, 그 모든 것들이 가지고 있는 양면성 등, 말하고 싶은 것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는 시작의 의도대로 „참여“라는 주제로 제한하고 간략하게 몇 가지만 말해보고자 합니다.

제가 보기에 독일 내 우리 한국교민과 한국인 2세들의 정치 참여, 사회 참여가 매우 적은 것 같아 아쉽습니다. 국적과 관계없이 Verein의 나라라고 불리는 독일에는 각자의 위치에서 참여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있습니다. 교민의 사회, 정치, 문화 등 모든 분야의 참여는 국가 차원으로는 한국과 독일의 관계를 긴밀하게 만들며 상호이해와 평화적 교류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독일 내 한국인은 소수 민족 중에서도 아주 작은 집단에 속합니다. 다양한 민족이 모여 있는 독일에서 우리가 개인의 존엄을 누리며 자존감을 가지고 살려면, 독일 사회 안으로 들어가 적극적인 참여, 그 중에도 정치적인 참여가 필요합니다. 그것은 단순히 권력의 획득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내가 사는 사회를 이해하고, 활동공간을 넓히고, 결정구조에 참여하는 행위의 목적은 보다 나은 „함께 사는 삶“일 것입니다. 그 „함께“가 „공화“란 뜻이며, 그것을 향해 가는 주체적 개인이 바로 민주의 개인일 것입니다. „참여란 내가 서 있는 어느 곳에서도 주제적 개인으로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는 삶“이라고 말하기 위해 제가 단순한 이야기를 너무 장황하게 늘어놓은 것 같습니다.

올해 프랑크푸르트에서 교민 중심으로 리스트를 만들어 이번 외국인회의에 참여하는 것은 매우 뜻 깊은 일입니다. 저는 이 37명의 의원을 선정하는 투표에서 여러 명이 당선되기를 바라지만, 이제 시작이니, 2명 정도는? 이란 기대를 해 봅니다.

마지막으로 이것과 유사한 선거를 이미 경험한 사람으로서 선거방식에 대해 한 말씀드리자면,

이번 선거를 통해 선출되는 위원은 37명이고, DK 리스트에는 13명이 후보가 올라와 있습니다. 이 경우에 복잡한 독일식 표 배분 방식에 고민하지 마시고, 리스트 이름에만 표시를 하시면 대부분의 후보자가 3표씩을 받게 되어 유실되는 표는 없을 것 같습니다.

좋은 소식이 있기를 기대하며,

여기까지 두서없는 글을 읽어 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2021년 3월 5일, 하이델베르크

강여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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