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통 북유럽협의회 평화통일강연회

민주평통 북유럽협의회 베를린에서 평화통일 강연회 열어

김덕룡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이 강연하는 동안 청중들이 재독 동포사회에서 흔치 않은 기립박수까지 보내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

Berlin】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지 29주년 하루 전날인 2018년 11월 8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이하 민주평통) 북유럽협의회(회장 김희진)가 통일의 상징 베를린에서 김덕룡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을 초청, 평화통일강연회를 열렸다. 오후 4시 50분, 베를린 소재 ‘호텔 베를린 베를린’ 회의실에서 열린 이날 강연회에는 유럽지역 민주평통 자문위원, 동포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바이올린(박하은), 첼로(안예진), 비올라(강예지) 3중주 문화 공연으로 서막을 열었다.

김학순 민주평통 북유럽협의회 간사 사회로 국민의례, 김희진 협의회장의 개회사에 이어 박종범 민주평통 유럽부의장, 정범구 주독일대한민국대사, 유제헌 유럽한인총연합회장, 박선유 재독한인총연합회장 축사 순으로 진행되었다. 김덕룡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이 ‘최근 한반도 정세와 재외동포의 역할’을 주제로 특별강연 했다. 이 강연이 진행되는 동안 청중들은 재독 동포사회에서 흔치 않게 수차례에 걸쳐 박수세례를 보내다가 기립박수까지 보내는 진풍경을 자아냈다.

김희진 협의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올 2월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로 비롯된 남북한, 그리고 북미 간 대화국면의 전개는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의 시작이 되어 새로운 평화의 미래를 여는 장이 됐다.”며,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우리 재외동포들은 민간외교관으로써 역할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이 절호의 기회를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한 결실을 맺도록 모두 함께 노력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린다.”고 했다.

박종범 부의장은 “1년 동안 엄청난 변화의 물결이 한반도에서 일어나고, 평화와 번영의 도도한 물결이 흐르는 가운데 김덕룡 수석부의장의 강연회는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면서, “해외동포로서 이 시점에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대북관계, 북미관계 등을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하고 평화모드에 동참해 힘과 열정을 한반도 통일을 위해 모으길 바란다.”고 했다.

정범구 대사는 환영사에서 “100년 전 오늘 독일에서는 군주제가 무너지고 연방공화국 체제가 들어섰으며, 또 1989년 11월 9일, 바로 29년 전 내일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날”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독일에서 배울 것이 많지만 1969년 서독수상에 당선된 빌리브란트가 동방정책(Ostpolitik)으로 ‘접근을 통한 변화(Wandel durch Annäherung)’정책, 즉 ‘가까워지면서 서로 변화하자’는 정책을 세운 뒤, 1989년 독일이 재통일 될 때까지 정권은 여러 번 바뀌었으나 이 정책을 변함없이 꾸준히 실천하여 통일을 이뤄 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제헌 회장은 “기적처럼 평화통일을 이룩한 독일이 내일이면 동서독을 가르는 1,400km 철의장막이 무너진지 29년이 되는 날”이라면서 이제 한반도에서도 베를린에서 열차를 타고 서울로 가는 날을 꿈꿀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라이프치히 성니콜라이교회에서 시작된 ‘촛불’이 1달 후 베를린 장벽을 무너뜨렸듯이 오늘의 이 작은 불씨가 한반도 평화통일의 감동을 선사하기 바란다고 했다.

박선유 회장은 29년 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날, 11월9일, 하루 전날에 베를린에서 여러분을 뵙게 되어 반갑다며, 1년 사이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등 많은 변화가 있었으며, 꿈같은 이야기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유럽이 대한민국의 통일을 위해 앞장 설 수 있도록 여러분이 협조해 주시기 바란다고 축사를 했다.

김도미니카 소나무무용단장이 통일무를 펼쳐 보였다.

김덕룡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은 특강에서 헌법기관으로서의 민주평통에 대한 설명에 이어, 한반도의 정세 변화에 관해 설명했다. 1년 전 한반도에는 한국전쟁이후 최고조의 전쟁위기에 처했으나, 지금은 평화의 바람이 분다며, 평창올림픽기간 중 북미간 대화를 시작으로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이 오늘의 남북간 평화무드를 견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만약 비핵화, 항구적 평화체제가 이뤄지면 세계사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면서, 5천년 역사에 9백여 차례 침략을 당한 우리 민족이, 이제 처음으로 세계 평화를 열어가는 대역사를 이뤄가고 있다고 역설했다.

북한이 진정 변화할 것인가의 문제와 관련, 김 수석부의장은 1993년 북한의 핵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해 25년 이어져 오는 문제라며, 그러나 북은 선군정치에서 핵경제병진정책으로 바꾸고 핵무력 완성에 도달, 이제 사유주의경제에 총력을 기울이며 개혁개방의 길을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북한은 살기위해 비핵화의 길을 갈 수 밖에 없으며, 이를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과거로 회귀하지 않도록 북한을 격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기회포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독일 전 외무장관 겐셔는 ‘아주 오랫동안 두터운 구름이 독일 통일이라는 별을 가렸다. 우리는 잠시 구름이 흩어지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통일이라는 별을 낚아챘다.’고 했다”며, 독일 통일을 ‘순간 포착의 지혜’로 설명하면서 한반도의 평화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김 수석부의장은 또 국제협력과 국민합의의 중요함을 강조했다. 독일 교민들이 민간외교관으로서 국제협력을 이끌어 내는데 한목 해줄 것을 당부하면서, 동포사회의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은 평통자문위원의 몫이라고 했다. 대한민국에 운이 뻗혔다는 그는 글로벌시대는 우리에게 축복이라며, 세계의 중심은 대서양에서 아시아 태평양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대한민국은 이제 극동의 소국가에서 동북아의 중심, 세계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끝으로 “이제 인화만 해결되면 된다”는 그는 “남북이 하나로 해결의 길 위에 서있다”며, 한민족은 자격 있는 민족이라면서 자신감을 가지고 할 일이 무엇인가 생각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750만 재외동포를 글로벌시대에 대한민국을 세계중심국가로 만들기 위해 미리 파견된 ‘디아스포라’(특정 민족이 기존에 살던 땅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현상)에, 민주평통 해외 자문위원을 ‘평화통일 외교관’에 각각 비유했다.

이때 여섯 번째 박수세례가 터져 나왔다. 모두 일어서 회의실이 떠나갈 듯 기립박수를 보냈다. 재독 한인동포사회에서 공연이 아닌 강연을 들으며 박수갈채를 보내는 일은 그리 흔한 일이 아니다. 최고 수준의 존경을 표한 것이다.

질의응답

질 문 : 이런 훌륭한 강연은 더 많은 사람이 들을 수 있도록 400, 500명이 들어가는 큰 강당에서 하면 좋겠다. 동포사회에서는 아직도 촛불이냐, 태극기냐 갈등이 있다. 해결책이 있는가? 한국의 차기 정권이 대북적대정책을 쓰면 어떻게 할 것인가?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 트럼프 대통령 중 노벨상을 탄다면 누가 탈 것 같은가?

답 변 : 태극기 부대도 애국심에서 출발한다고 봐야 한다. 북한을 믿지 못한다고 생각하는데 세상에 불변하는 것은 없다. 북한이 더 잘살기 위해서 전략상 비핵화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김정은은 이미 호랑이 등에 올라탔다. 대북정책은 국민합의에 의한 통일정책(예, 국민협약, 통일대헌장)을 만들어서 독일처럼 지속가능한 통일정책을 펴야 할 것이다. 노벨평화상을 수상한다면 세 사람 다 수상하지 않겠는가 생각한다.

끝으로 참석자 모두 손에 손을 잡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합창했다. 한편 이번 강연회에는 민주평통 운영위원회 허준혁 간사, 사무처 조희래 중부지역과장, 조용수 담당관 등이 참석해 행사준비와 진행 등을 협조했다.

【 이 순 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