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진전 현황과 전망을 이야기하다

남북관계 진전 현황과 전망을 이야기하다.

 

Frankfurt】남북관계 진전 현황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프랑크푸르트 총영사관(총영사 백범흠)이 주최하는 2018 하반기 재외동포사회와의 파트너쉽 강연회가 개최되었다. 2018년 10월 23일(화) 에쉬보른 소재 프랑크푸르트수출인큐베이터 8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이날 강연회에는 박선유 재독한인총연합회장, 유제헌 유럽한인총연합회장, 권대희 민주평통 프랑크푸르트지회장, 김효성 한반도미래포럼의장 등 동포  50여명이 참석했다. 김범준 영사 진행으로 국민의례에 이어 백범흠 총영사의 인사말 및 강사소개, 강연, 질의응답, 폐회선언 순으로 이어졌다.

백 총영사는 김준형 교수는 대한민국의 정치학자로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 학사이며, 조지워싱턴대학교 대학원 정치학 석박사로 현재 한동대학교 국제어문학부 교수라고 소개했다. 아울러 대통령 직속기관, 외교부, 통일부, 안보실 자문위원이며, 국내외 언론에 출연하여 국내외 정세에 관해 설명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김 교수를 남북대화, 한미관계, 북미관계, 한반도 문제에 관하여 가장 잘 아는 분 중의 한 분이라고 소개하며, 오늘 강연을 잘 들어 보고 토론하고 생각해 보고, 어떤 것이 가장 좋은 길인가 고민해 보기 바란다고 했다.

현 정부의 인수위 격인 국정기획자문위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한 남북 정상 회담 전문가 김 교수는 먼저 집 떠나온 지 열하루 째라며 얼른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미국을 거쳐 빈에서 외교 관계자를 만나고 프랑크푸르트를 방문 중이라는 그는 지난번에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하고 나서는 독일로 해서 미국으로 갔었는데, 지금 거꾸로 돌고 있다며 미국 쪽에서 상황을 좀 점검하고 여기서 또 외교가 사람들을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을 1트랙(정부차원의 공식적인 전문가)도 아니고, 2트랙(민간 전문가)도 아닌, 1.5트랙(반관반민) 정치전문가라고 소개했다.

김 교수는 한반도가 어떤 위치에 있는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생각을 알아보고, 북미관계에서 어느 부분이 치열한가? 예측불가능한 부분이 많아서 장담은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조각조각 정보들을 모아보면 제법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이라며 1시간 여 동안 열띤 강연을 이어갔다.

한반도가 어떤 위치에 있는가? 2017년과 2018년 사이 한반도 정세는 많이 달라졌다. 한반도에서 과연 전쟁이 일어날 것인가? 트럼프가 북한을 칠 것인가 하는 것이 지난해 가장 많이들은 질문이다. 지난해 미군 전략폭격기 B1B가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직선 상공까지 진출했다. 실제 전쟁은 안 나더라도 공포의 극대화이며, 가장 공포를 느끼는 사람은 북한 주민이다. 예측 불가능한 두 지도자 트럼프와 김정은으로 미뤄보아 전쟁이 일어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이 전쟁을 일으킬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북한은 군사기술은 높으나 정찰력이 제로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B1B 풍계리 출격조차 전혀 눈치채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한 해 해결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러나 많이 달라졌다.

한국과 트럼프, 폼페이오를 제외하면 아무도 한반도 프로세스의 성공을 기대하지 않는다. 한반도 프로세스의 우리편은 역설적이게도 프런프와 김정은이 이끌어 가는 묘한 상황이다. 모두 다 얇은 얼음위에 서있다. 문대통령을 믿더라도 트럼프 대통령, 김정은에 대한 반감, 북한 체제에 대한 지난 25년 간의 핵위기, 더 나아가 70년간의 북한 체제에 대한 우리의 실망과 실패의 경험들이 사람들을 선뜩 이 변화상황을 믿고 싶지 않게 하는 것 같다.

그런데 왜 우리가 지금 이 기회를 잡아야 하는가? 중국 부상이 너무 빠르다. 세계민주주의가 흔들린다. 절차적인 민주주의를 갖추었으나 독재식 국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푸틴, 에르도안, 두테르테, 김정은 등. 이보다는 덜 하지만 외부의 위협을 과장시키며 강한 리더쉽으로 내부의 권력을 다지는 아베도 있다. 이런 상황에 분단 70년이 변수가 아니라 상수가 되어 우리가 무엇을 손해보고 사는지 조차 대부분 모르고 산다. 이러한 안보불감증에 관해 작가 한강은 “70년간 그것을 잠재의식 속에 밀어 넣어 단지 평안해 보일 뿐이다. 실제로는 평안하지 않다”고 그의 작품에 잘 묘사했다.

통일은 민족적 대명제이고, 언젠가는 이뤄져야 할 대전제지만, 문 대통령은 그 점에 있어서 월씬 더 실용적이어서 “통일은 자연스럽게 오는 결과이고, 결국 평화가 먼저이다”고 한다. 이 말은 분단고착화라는 비난을 받기도 하지만, 이 땅에 다시는 전쟁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 문 대통령의 평생의 버전이다. 문 대통령은 “비핵화는 매우 중요한 관문이지만 그것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일부분이다. 그곳을 반드시 지나가야 하지만 나는 더 큰 것을 보고 있다.”고 말한다.

사드는 우리 미래의 일종의 예고편이다. 우리는 중국에 경제의 30%를 의지하고, 미국에 안보를 의지하는 기형적 구조에 있다. 그런데 중국 경제력은 소련, 일본같은 강대국이 미국 GNP의 40%에 까지 미처 다다르지 못한데 비해 70%에 육박했다. 덩치가 커진 중국은 미국과 부딪히며 힘을 확인해 보고자 한다. 양국은 동북아에서 마치 좁은 ‘LOVE SOFA’에서처럼 머리(한반도) 어깨(동중국해), 허리(대만), 무릎(남중국해)을 부딪히며 기싸움을 한다. 그러나 양국은 전쟁은 하지 않는다. 주변국만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우리는 사드로 인해 미중 양쪽에서 받은 스트레스의 백배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다. 그 스트레스를 낮추는 방법이 바로 남북화해다. 우리만의 전쟁위기에서 벗어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 미래는 미중의 치열한 갈등 가운데 그 파편을 맞을 수 있는 상황에서 평화를 확보해야 하는 절대절명의 시기다.

기회가 왔다. 첫째는 촛불혁명이고 둘째는 평창올림픽이다. 2017년 10월 한반도에 전쟁의 공포는 최고조에 다다르고, 11월 김정은은 핵프로그램,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완성했다고 발표했으나, 평창올림픽이 분위기를 바꿨다. 우리에게 주어진 기회다. 일종의 민족의 기운, 역사의 전환점이라고 생각된다. 문 대통령은 일관되게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안 된다”고 주창했다. 이는 결국은 미국이 북한에 사용하는 제재와 대화 중 제재의 수단을 못 쓰게 하는 것이 된다.

트럼프는 김정은이 만나자는 제안에 이를 즉석에서 받아들이고, 주위의 반대에 “I don’t want to play this game more (나는 더 이상 이 게임을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즉 트럼프는 이 결정으로 전쟁과 대화 중 대화를 택한 것이다. 트럼프가 김정은을 만나고자 한 이유가 무엇일까? 미국의 기성질서에서 세계 1위국인 미국 대통령이 180위 정도의 북한 대표자를 만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그러나 오바마와의 경쟁심리에서 오바마가 이루지 못한 북한문제 해결을 위해 만남의 수를 둔 것이다. 그리고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제1차 북미정상회담이 이루어졌다.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미국은 북한에 ‘한미군사훈련 취소’를 주고, 유해송환과 동창리 미사일기지 폐쇄라는 이익을 얻었지만 미국 국민들은 ‘검증’을 요구하고, 북미간 종전선언과 핵신고로 갈등을 겪으며 교착상태에 빠졌다. 북한은 실제로는 종전선언보다 제재완화를 원하나 이보다 쉬운 종전선언을 요구했지만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부터 해야 한다며 강도짓이라고 버텼다. 이러한 교착상태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 문 대통령의 9월18일 평양방문이다.

문 대통령은 북한을 방문하기 전 강한 압박을 받았다. 미국을 움직일 수 있는 북한의 양보를 더 받아내야 했다. 실제로 남북관계를 더 발전시켜야 하는 강한 압박을 받고 있었다. 그런데 여러분이 알다시피 사실 엄청난 성공을 가져왔다. 북한이 구체적으로 미국이 원하는 동창리와 풍계리에 검증과 사찰단을 불러다 보라고 합의했다. 북한 핵프로그램의 상징인 영변을 미국의 조치에 따라 폐기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사실 북한에서 핵을 다 해체하고 난 후 미국이 몰라라 하면 북한은 안전장치가 없다. 북한은 핵개발을 과장하는 정권이다. 그것이 지금 북한의 뒤퉁수를 치고 있다. 북한은 실제로 가지고 있는 핵능력보다 과장되어 있다. 미중소련이 핵경쟁을 할 때는 숨기는 것이 효과적이지만 북한은 과장하며 겁박, 위협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핵을 나중에 개발하는 국가의 딜레마가 있다. 자기가 살기위해 핵을 개발했는데, 그 핵때문에 안보에 더 위협을 받는다.

그런면에서 미국이나 트럼프가 북한에 제재를 가하는 것은 분명 효과가 있다. 그런데 북한은 자존심의 국가다. 자존심 자체가 정권의 생명이다. 북한 핵을 포기시키되 굴복하는 모습을 만들면 김정은 정권은 무너진다. 지금 대화국면에서 북한이 무너지면 더 큰 혼란을 가져온다. 상당기간 김정은 정권으로 가는 것이 안정적이다.

북한은 왜 핵을 완성하고 포기하려 하는가? ▲완성했기 때문에 가격을 흥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중국, 베트남, 싱가폴, 러시아처럼 권력을 독점하면서도 경제발전을 할 수 있다는 성공사례를 보았다. ▲김정일, 김정은이 핵을 안 가져도 된다고 한 적은 있어도 김정은 처럼 세계를 향해 비핵화를 선언한 적은 없다. 특히 문대통령이 북한 시민들에게 비핵화를 발언한 것은 되돌이킬 수 없는 엄청난 사건이다. 북한이 되돌아가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다.

김정은의 고민은 북한이 성실하게 핵신고를 해도 미국이 믿지 않는 것이고, 트럼프는 자신의 눈으로 핵파괴를 보고자 하는 것이다. 영변은 북핵시설의 성지(전체의70-80%)다. 파괴되면 되돌리기 힘들다. 김정은은 종전선언해도 미군철수를 요구하지 않겠다고 한다. 그러나 미국측 강경파는 한미일 묶어서 부상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장치가 필요하기 때문에 계속 밀어붙여서 북한이 굴복해도 좋고 불복안하면 더 좋다는 생각이다.

미국과 북한은 지금 풍게리, 동창리에 검증단이 들어가 검증하는 것을 놓고 시간 싸움을 하고 있다. 북한은 경제제재 풀어주라하고, 미국은 핵을 더 내놓으라는 입장이다. 트럼프는 협상의 귀재다. 북한에서 더 얻어내기 위해 시간 싸움을 하고 있다. 남북한 군사력을 비교하면 북한이 더 많다. 남한에서 통일을 말하면 북한은 흡수통이로 받아들인다. 남한의 GDP는 북한의 40배다. 남한 군사비 2.5%(GDP의)와 북한 GDP가 같다. 개혁개발이 북한에게는 위협으로 받아들여진다. 미국과 북한은 자존심 싸움을 하고 있다. 예를 들면 트럼프와 김정은이 테니스코트에 서있고 공은 네트에 꽂혀있다. 공을 꺼낼 사란은 문재인 대통령인 것이다.

지금이 마지막 기회다. 이 기회를 놓지면 북한은 다시 핵으로 돌아간다. 미중 경쟁사회에서 우리는 희생양이 된다. 젊은이들은 군대가고, 기업은 북한 리스크로 투자에 어려움을 겪고, 중국에 당하는 것이 상수가 아니라. 평화의 세상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을 얘기했을 때, 반드시 읽어야 한다.

대통령이 지금 판을 키우고 있다. 트럼프를 못믿으니까, 유엔에가서,유럽에가서, 교황까지 끌어들인다. 되돌릴 수 없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남북미 3자는 이제 협상이라는 ‘호랑이 등’에 올라탔고 이젠 쉽게 내리기 어렵다. 기호지세騎虎之勢다. 트럼프가 내리면 중국과 소련이 제재에 협조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국제사회 동포사회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질의응답 시간에 제1질의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목표가 무엇이며, 사드를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제2질의자는 평화구축과 공동번영을 위해 북한은 이념적인 리스크를 어떻게 할 것인가? 고르바쵸프식? 등소평식? 제3질의자는 중국이 앞으로 소련처럼 나뉠 가능성은 없는가? 제4질의자는 통일의 기운이 느껴지는 시점인 것 같다. 한국과 북한이 통일을 이루면 좋은데, 미국의 개입은 가슴 아픈 일이라며 주변국에 관해 질의하고 이에 강연자가 답변했다.

사회자의 폐회선언으로 이날 강연회를 모두 마쳤다. 주최측에서는 간단한 다과와 음료수를 제공하였으며, 시종일관 진지하게 강연을 경청한 청중들은 흡족한 표정으로 귀가했다.

한편 이날 강연회에서는 마지막 질의응답시간에 한 질의자의 장황한 질문과 설명에 제동이 걸리자 이에 항의라도 하듯 질의자가 미리준비해 온 휴발유를 들이키는 사태가 벌어졌다. 다행히 조기발견, 처치되었으나 추후 동포행사에서도 더욱 세심한 안전검사가 요구된다.

【 이 순 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