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정범구 주도이칠란트 대사 부임인사

교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1월 11일 베를린에 도착한 신임 주독대사 정범구 입니다.

저는 도착 후 독일외교부 아시아 담당자들, 전 주한 독일대사 및 한국 관련 인사들을 예방하였고,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음악가 윤이상 선생 묘소와 통일독일의 상징 브란덴부르크 문을 찾아 보았습니다. 독일 이민 1세대들이 노령화하고 있어 노후 대책이 시급하다는 것도 80대 여성 교민이 머물러 있는 한 치매요양원을 방문하면서 절감하였습니다.

평창 올림픽 방한을 앞두고 있는 슈타인마이어 대통령께서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제 신임장을 받아 주셔서 도착 후 보름만인 지난 26일, 대통령궁에서 신임장 제정식도 가졌습니다.

제가 유학생으로 머물렀던 1979-1990년 당시와 비교해 보면 독일도 엄청 많이 달라졌군요.

통일독일의 모습이 여전히 새롭고, 사회분위기도 많이 달라 보입니다. 우선 저희 대사관이 있는 베를린만 해도 통일독일의 수도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는 다양함과 생동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독일 사회의 변화와, 국제사회 속 대한민국의 위상 변화에 따라 독일교민사회도 전 보다 훨씬 다양하고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교민 여러분께서 그동안 독일사회 속에서 이룩하신 성취와 노력에 대해 경의를 표합니다.

국내에서는 지난 해 촛불시민혁명의 바탕 위에 새로운 정부가 탄생했습니다. 새 정부에게는 그동안 우리 사회의 잘못됐던 관행과 제도를 바꾸어 나라의 기틀을 튼튼히 다져야 하는 과업이 주어졌습니다. 촛불을 들고 광장으로 몰려 나왔던 시민들이 외쳤던 “이게 나라냐?”하는 물음에 대답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 한편으로는 북한 핵위기로 촉발된 한반도의 전쟁위협을 제거하고 민족생존의 기반을 튼튼히 해야 하는 과제도 주어졌습니다. 다가오는 평창동계올림픽이 그런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빕니다.

한국과 독일 관계는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의 함부르크 G20 방문 이후 두나라 정상간의 신뢰도 더욱 깊어졌습니다. 독일은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 최대규모 선수단을 파견할 뿐 아니라 스타인마이어 대통령의 평창개막식 참석과 한독정상회담도 이루어집니다. 우리보다 먼저 통일을 이룩하고 남북한 모두와 수교하고 있는 독일은 한반도평화의 중재자로서도 그 역할이 기대됩니다.

존경하는 교민 여러분.

60년대 초반 광부와 간호사의 파독으로 시작된 재독 한국 교민사는 이제 1세대 대부분이 70대의 노령기로 접어 들면서 새로운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습니다. 교민사회의 새로운 변화에 주목하면서 특히 젊은 세대의 일자리 마련과 보다 다양한 독일사회로의 진출도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이런 일에 대해서 교민 여러분과 함께 고민하고 해법을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지향하는 것이 “내 삶에 도움이 되는 정부, 내 삶에 도움이 되는 나라”인 만큼 저희도 “교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대사관”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여러분 반갑습니다.

주 독일연방공화국 대한민국 특명전권대사 정범구 드림